(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野 "北주민 국민이냐"·與 "색깔론"…감사원장 후보 대북관 공방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가 29일 국회에서 김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인사청문회가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서기에 앞서 단추를 잠그고 있다. 2025.12.29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29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김 후보자의 대북관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출신인 김 후보자에게 '북한 인권에는 왜 침묵하느냐'고 맹공을 퍼부었고,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장 후보자 청문회에 맞지 않는 색깔론 공세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이날 김 후보자에게 "북한 주민은 우리 국민이냐", "북한이탈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냐",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후보자는 북한 주민 관련 질문에는 "저로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다가 "우리 영토 안에 들어와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우리 국민"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이탈해야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답변 하나만으로 감사원장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몰아붙였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북한 도발을 유인해 전쟁을 일으키고 그걸 빌미로 계엄을 확대하려던 음모를 가졌었고, 그런 윤 전 대통령을 다시 지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색깔론을 하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같은 당 김기표 의원도 "감사원장이 평양 가서 감사할 일 있냐. 그걸 갑자기 왜 물어보느냐"며 "고릿적 색깔론을 꺼내 '어렵지? 대답해봐' 하는 식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청문회는 여야의 팽팽한 대치 속에 한때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기도 했다.
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오전 10시 청문회가 개의하자마자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지적하며 "최재해 전 원장은 국회에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탄핵이 의결됐다. 누가 하면 로맨스이고 누가 하면 불륜이냐"며 포문을 열었다.
김미애 의원도 김 후보자의 주식 취득·처분 내역, 정치후원금 내역 등을 받지 못했다며 질타했고, 곽규택 의원은 자료가 올 때까지 정회를 요청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청문회가 야당의 고의적인 발목잡기로 진행이 안 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은 국민의힘에서 '신상털기식 저인망식' 자료 제출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같은 당 백승아 의원도 "자료 제출을 핑계로 파행을 유도하는 것이냐"고 맞섰다. 이 같은 자료제출 공방에 여야는 개의한 지 40분이 지나도록 의사진행 발언만 주고받았다.
정점식 특위 위원장의 중재로 본질의가 시작됐지만 신경전은 이어졌다. 김 후보자의 민변 회장 이력이 화두였다.
국민의힘 곽 의원은 "민변은 공변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 '공직 진출을 위한 변호사 모임'으로 변질됐다"며 "국가기관, 국회, 사법부, 행정부, 감사원까지 호화로운 요직에 민변 출신이 포진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남희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변 회원이었던 것으로 안다"며 "변호사는 사회 정의를 위해 일하는 직역이다 보니 당연히 사회 정의 문제에 관심 있는 변호사들이 민변에 가입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진보 정부에 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많이 들어오는 것은 어떤 지향점을 공유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의원 질의에 듣는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김호철 감사원장 후보자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2.29
여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때 임명된 유병호 감사원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붓기도 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유 감사위원이 감사원 내 '타이거'라는 사조직을 이끌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며 "유병호 체제에 부역해 승진과 핵심 보직 배치를 받은 이른바 타이거 인사 전반에 대해 전수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같은 당 김남희 의원은 지난달 '감사원 운영 쇄신 태스크포스(TF)' 발표를 보면 유 전 사무총장 시절 감사원의 국민권익위원 감사 과정에서 위법이 드러났다며 "이런 사람이 계속 업무를 수행한다면 국민이 감사원을 신뢰하겠느냐"고 따졌다.
오전 본질의를 마치고 청문회는 오후 2시40분께 속개했지만 여전히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쏟아지며 20분 만인 오후 3시 정회했고, 약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김 후보자 측이 자료를 추가 제출하면서 재개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속개 후 "감사원장은 공직사회 전반의 허위 보고, 자료 은폐, 사실 왜곡을 가장 엄정하게 지적해야 할 위치에 있다"며 "그런데 후보자가 허위 또는 불완전한 답변을 제출하고도 향후 감사원이 공직자들에게 요구하는 진실성과 투명성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치열한 공방 끝에 청문회는 개의 12시간 만인 오후 10시10분께 종료됐다.
특위는 30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감사원장직은 헌법상 대통령이 임명할 때 국회 동의를 얻도록 규정돼 있다. 특위에서 보고서가 채택되면 같은 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 여부를 표결에 부치게 된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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