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1만 명 넘어…딥페이크 피해는 2배 이상 급증
여가부·여성인권진흥원 보고서…영상물 삭제도 처음으로 30만 건 넘어
피해 영상물 26%에선 피해자 정보도 유출…불법 촬영물 사이트 95%는 해외 서버
디성센터 삭제지원팀 [연합뉴스 제공 자료사진]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지난해 중앙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중앙디성센터)로부터 피해 영상물 삭제와 상담 등의 지원을 받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중앙디성센터 출범 이래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영상물 삭제 지원 건수도 전년 대비 22% 넘게 늘면서 처음으로 3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작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딥페이크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합성·편집 피해 건수는 전년보다 두배 넘게 증가하며 가장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10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4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앙 디성센터에서 상담, 삭제 지원, 수사·법률·의료 지원 연계 등의 지원을 받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는 전년(8천983명) 대비 14.7% 증가한 1만305명이었다.
중앙 디성센터 지원 피해자 현황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제공]
지원을 받은 피해자 수가 연간 1만명을 넘어선 것은 중앙디성센터가 출범한 2018년 이래 처음이다.
이들을 위한 피해영상물 삭제지원 건수도 전년 24만5천여건에서 30만여건으로 22.3% 늘며, 처음으로 30만명대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25.9%는 성명이나 연령, 주소 등 개인정보가 함께 유출됐다. 지난해 개인정보 동반 유출 건수는 7만7천652건으로, 전년(5만7천82건)보다 2만건 넘게 증가했다.
진흥원은 오는 17일 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피해자의 신상정보도 삭제 지원이 가능해져 이로 인한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 디성센터 피해 지원 현황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제공]
지난해 중앙디성센터의 지원을 받은 피해자 가운데 여성은 72.1%, 남성은 27.9%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50.9%로 과반을 차지했고, 10대(27.8%), 30대(12.9%), 40대(4.4%), 50대(2.5%), 10대 미만(0.1%)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 이하가 전체 피해자의 80%에 육박한다는 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익명 기반 플랫폼 등을 활발히 이용하는 연령대에서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흥원은 분석했다.
중앙 디성센터에 접수된 피해 지원 신청(1만6천833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유포 불안'이 2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불법촬영(24.9%), 유포(17.2%), 유포협박(13.3%), 딥페이크와 같은 합성·편집(8.2%) 등이 뒤를 이었다.
전반적으로 피해 유형별 비중은 전년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으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합성·편집 피해의 경우 227.2%나 급증했다.
성별에 따른 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여성은 유포 불안이, 남성은 불법촬영이 가장 많았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는 채팅 상대나 일회성 만남과 같은 '일시적 관계'가 28.9%로 가장 많았고, '모르는 사람'(26.5%), '관계 미상'(24.7%), '사회적 관계'(10.0%), '친밀한 관계'(9.7%), '가족관계'(0.2%) 순이었다.
최초 상담 경로의 약 3분의 2는 전화 상담이었고, 나머지는 온라인 게시판 등이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규탄 청년대학생 기자회견 [연합뉴스 제공 자료사진]
플랫폼별 삭제 지원 건수는 성인사이트가 43.0%로 가장 많았고, 검색엔진(39.0%), SNS(10.7%), 클라우드(3.3%) 순이었다.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과정에서 중앙디성센터가 수집한 2만6천318개 사이트 가운데 95.4%는 국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였다. 이 중 미국이 70.4%로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디지털성범죄 피해를 선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대응 방안을 강구해 피해자 보호·지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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