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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폐금광서 시신 87구 수습…사흘간 246명 구조
  • 김도영 기자
  • 등록 2025-01-17 04: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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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폐금광서 시신 87구 수습…사흘간 246명 구조


작년 8월 단속 시작 이래 불법 광부 1천907명 체포


노동단체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최악의 학살" 비난


남아공 폐금광에서 특수 제작된 철창으로 된 구조·수색 작업 모습남아공 폐금광에서 특수 제작된 철창으로 된 구조·수색 작업 모습 [로이터=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폐금광에서 불법으로 일하다가 갇힌 광부들과 경찰이 대치한 끝에 최소 8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16일(현지시간) 남아공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전날까지 요하네스버그에서 서남쪽으로 약 140㎞ 떨어진 노스웨스트주 스틸폰테인 폐금광에서 진행한 구조·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78구를 수습하고 지하에 있던 광부 246명이 구조됐다.


아틀렌다 마테 남아공 경찰 대변인은 구조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수습한 9구의 시신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최소 87명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기아와 탈수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공 경찰은 최근 법원의 구조 작업 개시 명령에 따라 지난 13일부터 특수 장비를 동원해 2.6㎞ 갱도 아래로 철창을 보내 구조·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13일에는 6차례 철창을 내려보내 시신 9구를 수습하고 26명을 구조했고, 14일에는 17차례의 작업을 통해 시신 51구를 수습하고 106명을 구해냈다.


전날에는 12차례 철창을 내려보내 시신 18구와 광부 114명을 꺼내 올렸고, 이날도 카메라를 단 철창을 내려보내 더 남아 있는 광부와 시신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불법 채굴 단속을 위해 이 폐금광에서 광부들과 대치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이들을 지상으로 끌어내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제한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자 법원은 당국에 광부들에게 식량과 물을 내려보내도록 명령했고, 지난주에는 또 다른 법원 판결로 구조 작업 개시를 지시했다.


경찰은 광부들이 다른 여러 갱도를 통해 나올 수 있었지만, 체포될 것을 우려해 이를 거부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마테 대변인은 지난 사흘간 구조한 246명을 포함해 지난 8월 이후 총 1천907명의 광부가 이 폐금광에서 나와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 노동 단체는 당국의 잔인한 단속으로 벌어진 참사라고 비난했다.


남아공 일반산업노동조합(GIWUSA)은 전날 성명을 내고 "스틸폰테인은 '마리카나 학살'을 넘어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국가가 설계한 최악의 학살 현장이라는 영구적인 악명을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마리카나 학살은 2012년 8월 노스웨스트주 마리카나 마을의 론민 광산에서 경찰이 파업 시위 중인 광부들에게 발포해 34명이 숨진 사건이다.


남아공 연정에 참여한 제2당 민주동맹(DA)은 "스틸폰테인의 폐금광 지하에서 발생한 재난 규모가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독립적인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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