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추적 경찰청 공조로 30분 만에 일가족 살해범 검거
휴대전화 추적·경찰청 간 공조 빨라…자살 시도로 숨지기 전 검거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부모와 처자식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뒤 달아난 50대가 시신이 발견된 지 불과 30여분 만에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파악돼 검거 경위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9시 55분께 경기 용인시 수지구 아파트에서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5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은 이 집 가장인 50대 A씨가 가족들을 살해한 뒤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곧바로 '코드 제로'(CODE 0·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발령했다.
경기남부경찰청 112 상황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A씨의 인적 사항과 휴대전화 번호, 광주광역시 오피스텔의 주소 등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어 오전 10시 25분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들어갔다.
최근 경찰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은 GPS와 와이파이, 그리고 셀값(기지국 위치) 등 3가지 요소가 함께 이뤄져 매우 정확도가 높다고 한다.
통상 GPS와 와이파이는 수십m, 셀값은 수백m~수㎞의 오차 범위가 발생하는데, 이를 복합적으로 측정하면 오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차적 조회를 병행한 경찰은 모든 정보를 종합해 A씨가 광주의 오피스텔로 도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광주경찰청에 공조 요청을 했다.
사건 지역을 관할하는 광주동부경찰서 경찰관들은 경기남부경찰청 및 용인서부경찰서로부터 건네받은 정보로 A씨의 오피스텔로 출동했다.
경찰은 오피스텔 내부로 진입해 수면제 등을 이용해 자살 시도를 한 A씨를 검거했다.
이 때가 오전 10시 33분, 용인에서 일가족 5명의 시신이 발견된 지 단 38분 만이었다.
검거 당시 A씨는 의식이 불분명해 진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한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고 회복한 뒤 현재까지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사건은 신고 접수 초기 동반 자살 사건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집 안에서 발견된 사망자 5명은 총 4개의 방에서 각각 숨져 있었으며, 육안으로 심각한 외상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 가족의 신고 내용이 심상치 않았던 데다, 집 안에서 "모두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등 살인 및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긴 A씨의 메모가 발견된 점, 일부 시신에서 교살 흔적이 있었던 점 등에 미뤄 살인 사건으로 판단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해 A씨를 검거했다.
자칫 A씨가 자살 시도로 목숨을 잃었다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뻔했지만, 경찰의 신속한 판단과 공조 덕분에 용의자를 붙잡아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의 조사 결과 A씨는 아파트 분양 사업 과정에서 계약자들로부터 피소됐으며 큰 규모의 채무를 떠안게 될 처지에 몰려 일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사업차 광주에 머물면서 아내와 주말부부로 지내다가 본가에 있는 80대 부모와 50대 처, 10~20대 두 딸 등 5명을 살해했다.
범행 후 집에 남긴 메모와 동일한 취지의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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