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의 워크아웃(재무 개선 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11일 성사됐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한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분양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PF 사업장이 많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건설사들의 'PF 부실 폭탄'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자본조달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유동성 공급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업계의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시공순위 16위의 중견 업체인 태영건설이 지난해 12월 말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 개발 사업과 관련된 480억원 규모의 PF 채무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이 채무를 비롯해 모두 9조5천44억원의 보증채무가 있다고 채권단에 밝혔으며, 이 가운데 2조5천259억원을 부실 가능성이 큰 우발채무로 분류했다.
문제는 PF 채무가 태영건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 사업성을 담보로 자본을 조달하는 PF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이 때문에 2020년 말 92조5천억원이었던 부동산 PF 대출잔액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34조3천억원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분양 침체로 일정이 지연되거나 추진에 난항을 겪는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PF 대출의 부실 우려가 커진 상태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최근 발간한 건설동향 브리핑 보고서에서 부동산 PF 대출 잔액의 절반 이상인 70조원이 부실화할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건산연은 PF 대출규모로 추산한 70조원에 대해 "분양대금이나 토지 공매 등을 통한 회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극단적 예상치"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될 경우 부실 발생 규모는 예상 밖으로 매우 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