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미얀마 전투기, 무장단체 장악지역 병원에 폭탄…33명 사망
미얀마 군정 공습받아 파괴된 종합병원 [AFP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재판매 및 DB 금지]
미얀마 군사정권이 이달 말 총선을 앞두고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의 병원을 공습해 30명 넘게 숨졌다.
11일(현지시간) AFP·EFE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께 미얀마 군정 전투기가 서부 라카인주에 있는 종합병원을 폭격해 33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공습 후 폭발이 일어나 병원 건물 한쪽 동은 완전히 파괴됐고, 병원 밖 나무도 반쯤 쓰러졌다.
아내와 며느리 등 가족 3명을 한꺼번에 잃은 뭉 부 차이(61)는 AFP에 "할 말이 없다"며 "그들(군사정권)의 행동에 분노가 치밀고 저항심이 솟구친다"고 말했다.
민주 세력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10일 밤 세계 인권의 날에 잔혹한 군사 정권이 전투기에서 500파운드(약 227㎏) 폭탄 두 발을 투하했다"며 "비인도적 공격으로 많은 민간인과 의료진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한 인도주의 활동가도 EFE에 "희생자 대부분은 병원 환자였다"며 "많은 이들이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이번 폭격은 오는 28일 미얀마 총선을 앞두고 벌어졌다. 미얀마 군정은 28일 1차 투표를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총선을 마무리한 뒤 정권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승인한 정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의 선거 참여는 막고 있다.
이 때문에 미얀마 곳곳을 장악한 반군은 총선 보이콧을 예고했고, 국제사회도 공정하지 못한 총선은 사실상 군부 통치를 장기화하는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얀마 군정은 총선을 앞두고 반군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을 탈환해 투표 지역을 늘리려고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공습한 라카인주는 대부분 지역을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아라카군이 장악한 곳이다. 아라카군은 대표적 무장단체 가운데 하나로 자치를 요구하는 소수민족 아라칸족(라카인족)의 군사 조직이다.
2023년 11월 라카인주에서 공세를 시작한 이 무장단체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군 사령부를 비롯해 라카인주 타운십(지방 행정구역) 17곳 가운데 14곳을 장악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군부는 쿠데타 이후 6천명 넘게 살해하고 2만명 넘게 임의로 구금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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