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쌍방울 1억 금품' 안부수 영장 기각…"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쌍방울그룹 전직 임원들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날 열렸다. 2025.12.10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1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안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서울고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있고, 기본적인 증거들 또한 수집돼있다"며 "일정한 주거와 가족관계, 수사 경과 및 출석 상황, 피해가 전부 회복된 점, 피의자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과 박모 전 이사의 영장도 기각됐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및 수사 경과, 피해 회복, 일정한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앞서 서울고검 인권 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안 회장과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방 전 부회장과 박 전 이사에 대해서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쌍방울 측이 안 회장을 재판 증인으로 매수하고 증언을 번복하도록 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안 회장과 가족에게 각종 편의와 금전적인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한다.
방 회장 등은 2023년 3월부터 약 2년 8개월간 안 회장 딸에게 오피스텔을 제공한 뒤 임대료와 보증금을 대납해주는 방식으로 7천28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안 회장 딸이 쌍방울 계열사에 취업한 것처럼 꾸미고 허위 급여 형식으로 2천705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안 회장의 변호사비 500만원 상당을 쌍방울 측이 대신 납부했다는 내용도 영장 각주에 포함됐다.
검찰은 또 박 전 이사가 2023년 5월 17일 수원고검 조사실에 소주를 반입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소주가 아닌 물인 것처럼 방호 직원을 속여 정당한 공무 집행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아울러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에게 제공된 연어와 술이 쌍방울의 법인카드로 결재돼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업무상 배임 혐의도 영장에 추가했다.
검찰은 쌍방울 측이 안 회장의 진술 및 증언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본다.
안 회장은 2022년 11월 대북 송금 사건으로 처음 구속됐다. 이후 이듬해 1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재판에 출석해 "(대북 송금 관련) 경기도와의 연관성은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3개월 뒤 재판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그룹에서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아느냐'는 검찰 질문에 "북측에서 (이 지사 방북 비용으로) 500만달러를 요구했다가 200만달러인지 300만달러로 낮췄다는 얘기를 북측 인사에게 들었다"며 기존 증언을 뒤집었다.
안 회장을 비롯한 피의자들은 영장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대료 등 금전적인 지원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이는 사업 지원 또는 인도적인 차원의 도움이었을 뿐, 진술 회유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박 전 이사의 경우 소주를 조사실에 반입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주장을 검토한 법원은 영장을 모두 기각하면서 피의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은 안 회장 등의 신병을 확보한 뒤 경제적 이득을 대가로 진술·증언 번복을 종용받았는지를 본격적으로 살펴볼 방침이었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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