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대북송금' 수사 검사 "술자리 회유 등 주장 사실 아냐"
검찰 내부망에 입장문…"악의적 허위사실 계속 유포시 법적 책임 물을 것"
(수원=연합뉴스) = 쌍방울 대북송금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자리 회유' 당사자로 지목된 수사 검사가 20일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박 입장문을 냈다.
수원지검 소속 박상용 부부장(43·사법연수원 38기)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이화영 경기부지사를 회유하거나 진실을 조작한 사실이 없고, 검찰 시스템상 가능하지도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부부장은 2022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쌍방울 대북송금 등에 연루된 이 전 부지사 등에 대한 실무 수사를 진행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 대상 검사 4명 중 한 명으로, 지난해 12월부터 해외 연수 중이다.
박 부부장은 이날 "이화영에 대한 (뇌물수수 사건 등) 1심 판결이 임박하자 이화영과 일부 공당에서 검찰청 술판 의혹 등 허위 주장을 하며 수사 과정에 대해 조직적인 비방을 했다"며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출정일지, 조사실 사진 등 객관적인 자료와 관계 당사자의 진술로 허위임이 명백히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이화영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중형이 선고되자 일부 공당으로부터 2019년 울산지검 청내 행사와 관련해 저를 상대로 입에 담기조차 힘든 (음주 관련) 의혹도 제기됐다"며 "이 또한 명백한 허위 사실로 울산지검에 근무한 검찰 구성원들을 상대로 확인하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부장은 "저는 검사로서 주어진 직분에 따라 눈앞에 보이는 범죄를 충실히 수사했고 어느 검사가 제 위치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검사로서 직분에 충실했다는 이유로 현재 저는 물론 가족까지 모욕과 인격 침해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박 부부장은 "앞으로 의혹 제기를 빙자한 악의적인 인격 침해와 허위사실 유포가 계속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을 엄중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올해 4월 자신의 뇌물수수 등 사건 재판 변론 종결을 앞두고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술자리 회유'를 처음 언급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대북송금 사건을 조사받을 당시 수원지검 안에서 연어회 등을 먹고 소주를 마셨으며, 검찰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쌍방울 대북 송금 보고' 진술 조작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술을 마셨다고 지목한 날짜의 출정일지와 호송 계획서, 영상녹화실 내부 사진 등을 차례로 공개하며 이 전 부지사가 지목한 일시엔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청사 안에서는 음주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지난 7일 대북송금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 사건에서 유죄를 인정받아 수원지법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등이 이 전 부지사로부터 요청받고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대납한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은 이달 12일 이 대표를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한 제3자뇌물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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