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까지 쳐줄게" 수십억 '꿀꺽'하곤 빚 돌려막기 '악질사기꾼'

"아들이 연대보증" 차용증까지 위조…징역 5년 6월→징역 9년

현금 갈취·사기 피해 (PG) [제작 정연주] 일러스트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실존하지 않는 회사나 인물을 내세워 피해자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뜯어내고 아들 몰래 연대보증을 한다는 차용증까지 위조한 6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A(60)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챙겨 주겠다"는 말로 지인의 고향 후배를 꾀어 약 2년간 58차례에 걸쳐 12억6천만원가량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큰 빚을 부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갚을 능력이 전혀 없었으며 사기 행각으로 얻은 돈으로 채무를 '돌려막기' 하거나 생활비에 사용하려고 범행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2019∼2021년 또 다른 피해자에게 "투자한 돈이 한 달 이내에 확실히 나오니 그 돈으로 변제하겠다", "1억4천만원을 4주간 빌려주면 원금과 15%의 이자 2천100만원을 갚겠다"고 속여 14차례에 걸쳐 3억1천5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차용증을 작성하면서 자녀 몰래 연대보증인란에 서명해 문서를 위조했다.

A씨는 2017∼2023년 10명의 피해자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돈을 뜯어내 총 20억여원을 받아 챙겼다.

그는 "지인의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게 생겼다", "카지노 투자를 하려고 한다", "중장비기사들의 카드값을 대신 갚아주고 이자를 받는 전문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등 온갖 이유를 들며 피해자들을 꾀어냈다.

춘천지법·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촬영 박영서]

A씨는 결국 이 같은 사기 행각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범행의 피해 액수가 약 36억원으로 매우 크다"며 "피고인은 허위의 회사, 사업, 인물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을 속였고, 그 과정에서 아들 명의의 문서를 위조하거나 이를 행사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이후 A씨는 또 다른 피해자에게 5년간 2억4천7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추가 기소돼 같은 법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형이 부당하다"는 양측의 항소로 두 사기 사건을 합쳐서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의 합계가 38억원을 초과하는 막대한 금액이고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가 변제되지 않았으며 피고인이 앞으로 이를 적절히 변제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동종 범죄인 사기죄로 여러 번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수년간 수시로 불특정 다수의 주변 사람을 속여 피해자들은 극심한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그 고통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형량을 대폭 늘렸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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