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헌법재판관 2명 임명·쌍특검법 거부권…여야는 유불리 셈법
與추천 조한창 임명…野추천 2명 중 정계선 임명·마은혁 보류
崔 "불확실성·갈등 종식 위해 재판관 임명…쌍특검법은 국익 침해"
與, 尹탄핵 대응·특검법 폐기 주력…野, 尹탄핵 속도전·崔대행 탄핵 자제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중 정계선 후보자와 조한창 후보자를 임명했다.
또 '쌍특검법'으로 불리는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 與추천 조한창 임명…野추천 2명 중 정계선만 임명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후보자 2명 중 정 후보자를 우선 임명했다.
이로써 헌법재판소가 75일 만에 6인 체제에서 탈출해 8인의 재판관으로 채워지게 됐다.
다만, 민주당이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마은혁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최 대행은 마 후보자에 대해선 추후 여야 합의 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을 승계한 저는 하루라도 빨리 정치적 불확실성과 사회 갈등을 종식해 경제와 민생 위기 가능성 차단이 필요하다는 절박함에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디 헌법재판관 임명을 계기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털고 새해에는 사고 수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정이 함께 힘을 모아 앞으로 나아가길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강조했다.
◇ '내란·김여사 특검법'에 거부권…"특검에 더 엄격한 잣대 필요"
아울러 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상정·심의·의결한 직후 안건을 재가했다.
내란 특검법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의혹 일체를 특검이 수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김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 가방 수수, 지방선거와 총선 선거 개입, 명태균 관련 사건 등 그간 제기된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최 대행은 쌍특검법에 "국익을 침해하는 법안"이라며 "특검 제도는 헌법상 삼권 분립 원칙의 예외적인 제도인 만큼, 더욱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야만 국민들이 특검의 수사 결과를 수용하고 그 의혹도 말끔히 해소될 수 있다"며 "여야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국회로 되돌아가는 쌍특검법은 국회 재표결에서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면 폐기된다.
◇ 與 재판관 임명에 "강한 유감" 野 "납득 불가"
국민의힘은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후보자 2명을 임명하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 권한대행의 결정은 야당의 탄핵 협박에 굴복해 헌법상 적법 절차 원칙을 희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의결정족수 등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등을 제기한 상태임을 지적하고 "나중에 최 대행이 한 행위의 법률적 효력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 대행의 마 후보자 임명 보류와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법재판관을 선별해서 임명하는 것 자체가 위헌적 발상"이라며 "특검법 거부는 내란에 동조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쌍특검법에 대해선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재표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 여야 시선은 尹 탄핵심판으로…野, 崔대행 탄핵 자제 기류
여야는 일단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미칠 영향과 특검법 재표결 시 유불리를 분석하는데 내심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으로선 헌법재판관 임명은 그 자체로 탄핵 심판의 시기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면서 향후 상황 관리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과 인용 중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우리 사회는 극심한 대립과 혼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당내 일부에선 헌법재판관 임명을 마냥 미룰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해야 하는 헌법재판소를 현재의 6인 체제로 계속 두는 건 여당 입장에서도 부담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에 속도를 내도록 촉구하는 게 중요한 때라는 의견이 나왔다.
헌법재판관 인사청문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았던 김한규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2명만 임명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제 대통령 탄핵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권한대행 탄핵에 대해선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제주공항 참사로 인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최 대행마저 탄핵하면 역풍이 불 우려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탄핵 사유가 분명해서 탄핵할 수 있지만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며 "(탄핵 결정은) 당 지도부에 위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머지 1명을 임명하지 않으면 최 권한대행 탄핵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도 "그건 너무 나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로 돌아오는 쌍특검법…여야 대응 주목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과 관련한 협상 추이도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미 거부권 행사를 공식 건의한 바 있다. 이들 특검법안은 특검 후보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하고 수사 대상 범위도 지나치게 광범위해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이에 원내지도부는 일단 향후 재표결에 대비해서 내부 이탈표 단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특검법에서 독소조항을 뺀 내용으로 민주당과 재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여당 지도부의 현재 기류다.
민주당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두 특검법 모두 재표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당내 일각에서는 여당과의 재협상 의견도 나왔지만, 이날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력한 반발 입장을 천명한 만큼 그보다는 법안을 그대로 재표결에 부친 뒤 여당의 이탈표를 끌어내 200표 이상의 찬성을 얻어내는 쪽에 전략의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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