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동훈 체제' 5개월만에 붕괴
韓사퇴 거부 속 최고위원 총사퇴로 비대위 전환 초읽기…계파갈등 일촉즉발
朴 이후 8년 만에 다시 '탄핵의 강'…친한-친윤 주도권 다툼 속 '분당' 가능성도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가결되면서 2년 9개월 전 윤 대통령 당선으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천신만고 끝에 '탄핵의 강'을 건넜던 보수 진영이 8년 전으로 되돌아가 다시 '죽음의 계곡'에 걸어 들어가야 할지도 모를 처지가 됐다.
분당 사태, 선거 연패 등으로 궤멸 상태에 내몰렸다가 2022년 '외부인' 윤 대통령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또다시 벼랑 끝에 몰린 것이다.
당장 한동훈 대표 지도체제가 붕괴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 7월 총선 참패 책임론도 딛고 화려하게 출범한 한동훈 지도부지만, 탄핵의 쓰나미를 피해가지는 못하게 된 셈이다.
이날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등 당 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의원들과 맞섰지만, 결국 선출직 최고위원 5명(김민전 김재원 인요한 장동혁 진종오)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자동 해산' 상황을 맞게 됐다.
국민의힘 당헌은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의 경우'를 비상대책위원회 설치 요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선출직 5명이 모두 사퇴한 현 지도부는 사실상 리더십을 상실했다고 보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고 보는 게 정당의 관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쉽사리 물러나지는 않을 태세다.
한 대표는 아직 최고위원들의 동반 사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최고위원 4명 이상 사퇴는 비대위 발동 요건일 뿐이고,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대표 사퇴나 궐위시 가능하다"며 "한 대표는 아직 사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이대로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 치열한 백병전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의총 후 브리핑에서 "당 지도부의 총사퇴 결의가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한 대표가 거기에 대한 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의총장을 떠나면서 당내 사퇴 요구와 무관하게 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그는 "저는 제가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만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계파 갈등은 윤 대통령 파면을 가정한 조기 대선 레이스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면서 한층 더 격화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8년 전 분당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상 유례없는 극단적 '여소야대'의 국회 구도에서 거대 야당에 끌려다녔던 국민의힘은 '최후의 보루'였던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정국 주도권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내부 분열과 반목을 거듭하는 소수 여당이 되면서 야당과의 협상력은 더욱 약화할 수밖에 없고, 한층 거세질 야당의 입법 독주와 탄핵 공세에는 속수무책이다.
전격적인 당 수습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재집권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통화에서 "대선에서는 중도표가 중요한데, 국민의힘이 이들 표심을 가져오려면 하루빨리 내분을 수습하되 다수의 민심이 원하는 쪽으로 목소리를 모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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