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 파병 대가로 전투기 얻는다…공군력 현대화 도움 될 수도
美인태사령관 "북러, 미그-29·수호이-27 거래 합의" 확인
낡은 편대 '숨통'…전문지 "한반도 전력균형 바꾸긴 어려워"
[뉴스저널 코리아] 김도영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전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를 지원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통해 북한이 노후화된 무기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러시아의 전투기 지원 가능성은 그간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 거론됐으나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이 더 신뢰도가 높은 정보를 전격 공개했다.
퍼파로 사령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널드 레이건 기념도서관에서 열린 안보 관련 회의에서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미그(MiG)-29와 수호이(Su)-27 전투기를 지원받기 위해 협상 중이며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미그-29와 수호이-27 전투기가가 러시아의 신형 5세대 전투기는 아니지만 여전히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이 전투기들을 지원받는다면 군사력을 그만큼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현재 북한의 공군력은 항공기 노후화에 발목이 잡혀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북한 공군은 전투기 400여대, 경폭격기 80여대, 수송기 200여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 노후해 비행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부품이 부족해 정비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군사 전문매체 워존에 따르면 북한 공군이 보유한 것 중 가장 성능이 좋은 것은 미그-29와 수호이-25로 꼽힌다.
이를 제외하고는 중국제 H-5 1세대 폭격기와 소련제 미그-21 등 훨씬 더 오래된 구식 기종뿐이다.
이 때문에 워존은 새로 제공되는 러시아 전투기가 북한 공군력의 현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전 논의가 이뤄지는 미그-29와 수호이-27도 최신식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노후화된 구형 전투기만 보유하고 있는 북한 공군의 역량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워존은 특히 이로인해 당장 한반도의 전력 균형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방위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한국의 우려를 자아낼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다만 워존은 미그-29와 수호이-27 기종의 북한 이전 과정이 간단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존은 우선 러시아군에서는 미그-29와 수호이-27이 이미 구형으로 생산이 중단된 지도 오래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장기간 보관만 해오던 기종이어서 북한이 이를 다시 운용하려면 정비가 필요하고 러시아군의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재고도 많지 않다는 의미다.
북한군이 미그-29는 운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수호이-27은 아직 다뤄본 적이 없는 만큼 조종과 정비에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러시아 전역에 장기 보관 중인 전투기를 개조하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어 실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워존은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미그-29와 수호이-27 외에도 북한에 이전할 수 있는 다른 전투기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해 9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전투기 공장을 방문해 수호이-35와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57,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장거리 전략 폭격기 등 러시아의 전략 무기를 둘러본 점을 고려한 설명이다.
또 북한이 전투기뿐 아니라 군을 현대화할 수 있는 러시아의 다른 기술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며,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은 점도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밀리타르니도 러시아 전투기의 북한 이전이 뒤떨어진 공군력 증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퍼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잠수함 관련 기술도 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과 잠수함은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와 직결되는 까닭에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우려하는 한국, 미국, 일본 등이 민감하게 주시하는 기술이다.
[뉴스저널 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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