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상허생명과학대학 신순영 교수(생명과학특성학과) 연구팀이 집먼지진드기(house dust mite)로 유발되는 아토피 피부염에서 가려움이 악순환되는 분자병리학적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피부과학 분야 상위 3.3%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이달 초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은 ‘The EGR1-ARTN axis in keratinocytes enhances the innervation of epidermal sensory neurons during skin inflammation induced by house dust mite extract from Dermatophagoides farinae’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나타내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염증 증상이 지속될 경우, 천식 및 결막염 등 알레르기 질환도 유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아토피 피부염의 초기 관리는 알레르기 질환 발생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증상 중 하나는 가려움증이다. 만성 아토피 환자들의 피부는 심한 자극과 마찰로 피부장벽이 무너져 있어 염증에 쉽게 노출되며, 감각에도 더욱 예민하다. 손상된 표피로 신경이 노출돼 가려울 뿐 아니라 감각신경종말 자체가 늘어나 있어 같은 자극에도 가려움증을 더욱 심하게 인식하게 된다. 이로 인해 피부를 긁게 되고, 피부 염증과 가려움은 악순환된다.
아토피의 가려움증 완화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자세한 분자생물학적원리는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긁어서 손상된 만성 피부 염증 조직에서는 비정상적인 감각신경섬유신장인자(nerve elongation factor)의 발현이 감각신경 섬유가 성장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감각신경섬유신장인자 단백질이 아토피 피부염 환경에서 어떠한 기전으로 조절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신순영 교수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EGR1 단백질’이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생성시켜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핵심 조절인자임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EGR1 결손 마우스를 이용해 EGR1에 의한 아르테민(Artemin·ARTN) 신경성장인자 유전자 발현 분자 기전을 밝혀내고, 집먼지진드기(DfE) 유발 아토피 피부염 동물모델에서 EGR1에 의한 아토피 가려움증 유발 세포신호전달 경로를 규명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제만으로는 효과적으로 컨트롤하기 어렵다. 염증과 가려움을 유발하는 매개체가 히스타민 외에도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염증과 가려움증 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추가적인 인자들을 확인하고 이들의 조절 분자 기전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책임자인 신순영 교수는 “표피로 침투하는 감각신경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는 EGR1 표적 원천기술은 극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아토피 피부염, 건선 같은 자가면역 피부질환의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치료 전략”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염증성 피부질환에서 나타나는 가려움증 치료에 대한 유용하고 획기적인 원천 치료 기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단장 묵현상)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을 받았다. 신 교수팀은 해당 사업을 수행하면서, EGR1을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저분자 화합물 ‘SCED(Small compound targeting EGR1 DNA-binding domain)’를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며, SCED 화합물의 산업화를 통해 가려움증으로 고통받는 많은 아토피 피부염과 건선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