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저널 코리아=김도영 기자]
무주군 하면 천혜의 자연을 품은 "덕유산" "구천동" "적상산"과 겨울의 낭만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리조트 스키장"을 누구나 떠올릴 것이다.
그런 무주군에서 기성세대에게는 어릴적 동심으로 좆던 "반딧불이"의 향수를 돌아보게 하고 젊은층과 아이들에게는 밤 하늘을 신비하게 수놓는 모습을 상상하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반딧불이" 축제가 28회를 맞아 막을 올렸으며,
"생태문화축제, 생태환경축제, 생태 예술축제, 생태교육축제 등 생태를 테마로 문화 환경 예술 교육이 함께하는 축제이다. 무주반딧불축제기간 관람객들은 셔틀버스를 타고 반딧불이 탐사지로 떠나는 반딧불이 신비탐사, 반디별소풍, 안성두문낙화놀이 전통문화공연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수 있으며 자연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는 다양한 주제를 내걸고
2024. 8. 31.(토)~9. 8.(일)까지 진행됐으며, 9일 동안의 행사가 막을 내렸다.
주말에 많은 인파로 들썩일 것을 상상하며 토요일 밤 행사(축제)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무주 톨게이트를 나와 행사장으로 향하는 길 내내 축제(행사}장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안내하는 팻말이나 이정표가 눈에 띄지 않았다.
때문에, 낯선 외지인들이 접근하기가 수월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느껴졌다.
전용 도로를 나와 무주읍으로 들어 서는 입구에 경광등을 든 몇몇 사람들이 눈에 띄었지만 야광 띠를 두르거나 야광복을 착용하지 않아 위험스러워 보였으며, 공사 중인지 아니면 행사장으로 가는 길을 안내 하는 것인지 분간이 안 되었고, 일부 외지 차량은 길을 물으려는 듯 차를 멈춰 세웠지만, 뒷편 차량들이 가뜩이나 왕복 이차선 좁은 길을 막아 불편하다는 듯재촉하는 경적을 울려 본의 아니게 떠밀려 가는 상황이었다.
작은 로터리에 다다르니 고깔로 길을 막은 채 교통 통제요원(?)이 경광봉으로 차량을 유도하는 모습만 보일 뿐 정작 중요한 행사장으로 향하는 안내 팻말이나 안내요원을 찾아 볼 수 없어 방문 차량들을 더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 같았다.
잠시 차를 멈추고, 외지인들이 행사장에 이르는 길을 안내받을 수 있는 장소와 가이드가 배치되지 않아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시내의 작은 다리를 건너자 안내를 맡은 것으로 보이는 여성분들이 보여 겨우 행사장 위치를 물어 도착한 곳이 각설이 공연장이었다.
유명세를 떨치는 버드리(각설이) 공연 때문인지 그 곳에 마련된 자리는 이미 꽉 들어찼다.
고연장과는 다르게 임시 식당과 간식 거리를 파는 곳이 너무 한산해서 "사람들이 왜 이리없냐"고 상인 한 분에게 조심스레 묻자 대뜸 "장소가 이런데 손님이 있겠어요?"라는 말이 돌아 온다.
"행사장을 한곳에 몰아야 손님도 오시고 장사도 되지요"라며, "기간도 너무 깁니다. 적당한 기간을 잡아서 알차게 운영 해야지요. 날씨가 더운 탓도 있겠지만, 낮엔 아예 사람들 발길이 없어요. 안 와요!" 라며, 복잡한 표정으로 손사레를 친다.
객관적으로 둘러봐도 인파가 없긴 너무 없는 모양새다.
각설이 공연장에 젊은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상인의 말을 뒤로 하고 좀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있을 것이라는 행사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조금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니 많은 인파가 쏟아져 내려온다.
보통 축제장에 가면 밤 10시 정도면 한창 축제 분위기로 뜨거울 시간이다.
무주군의 "반딧불이 축제"라는 타이틀은 "밤"의 정경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기에 당연히 주말 밤 늦게까지 흥겨운 분위기가 이어질 거라 생각한 것이 오산이었나 보다.
보통, 행사장 시간으로 보면 이른 시간인데 자리를 뜨는 인파들로 북적이는 중이었음이다.
밤 9시경에, 눈에 들어 오는 임시 천막이 있어 살펴보니 혼잡스러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텅빈 모습이어서 당황스러웠다.
오는 내내 먹거리 테이블 마다 사람들로 가득차 북적일 거라 상상했었기 때문이다.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분위기에 의아심을 갖고, 그나마 남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에게 다가가 신분을 밝히고 그 연유를 물었다.
그러자, 자신을 무주군민이라고 밝힌 A씨(50대)는 대뜸, 화난 목소리로 "장소가 이런데 장사가 되겠어요?"
"행사장 주변에 함 가보세요. 좋은 자리는 관계기관과 단체가 빙 둘러서 다 차지하고 우리 농민들에게는 이렇게 행사장 외진 곳에 천막만 달랑 쳐주고 차별하듯 합니다"라는 말로 불만을 토해낸다.
예상 외의 말과 반응에 어리둥절해 하는데 손으로 대형 천막을 가르키며,
"옆에 큰 천막 보이시죠? 저기가 무주 특산물을 재배하는 분들에게 제공한 장소인데, 저 사람들에겐 번듯하게 잘 해주고, 같은 지역민인 우리한텐 더위에 떠죽게 생긴 이런곳에 이리 주는데 이게 차별하는 게 아니고 뭐겠습니까?"
그리고, 마치 내게 화풀이 하는 것마냥 큰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더운 날씬에 우린 이런 장소에 떠죽든 말든 선풍기 같은 것도 안 주고, 저쪽엔 선풍기 등등 다 갖춰 줬어요"
"이럴거면 차라리 우리한테 참여하지 말라고 할 일이지 왜 참가를 시켜서 차별대우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지역 농민이 들러리인가요?"
"첨엔, 햇볕을 가려줄 것도 없이 천막만 달랑 처줬어요. 더위에 참다 못해 항의 하니 저 검정 차양막을 겨우 해 준 거고, 이 조명도 첨부터 제공된 게 아닙니다. 항의에 못이겨 겨우 해준 거지요"
"갈수록 축제라고 사람도 줄고 그러는데 장소까지 차별하니......"
"기자님이 우리 입장 좀 대변해 주쇼"
"여기 사는 농민들 모두에게 축제 다운 혜택을 줘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우리 사정을 반드시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 주시오"라며 말을 맺었다.
뜬금없이 속사포처럼 쏟아낸 불평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솔직히 "반딧불이 축제"의 운영에 관해서 아니, 지역민(농민)의 축제 참가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 A씨가 속상해 하고 화내는 본질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다른 상인분에게 A씨의 그런말의 의미에 대해서 묻자,
자신도 지역민으로 농산물을 가지고 참가한 농민이며, 00에 사는 B모씨라고 소개했고 나이는 60대 라고 했다.
B모씨 역시 비슷한 주장과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축제에 대하여 할 말이 참 많고 분한 감정도 숨길 수 없다며, A씨와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를 했다.
B씨도 지역 농민으로 축제에 참가하는 것에 나름 많은 기대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예상했던 매출이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고, 그나마 오늘(7월7일)이 사람이 제일 많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보시는 것처럼 한산하다는 것이었다.
사실여부는 후에, 군(관계자)나, 주최측 입장이나 상황을 들어 봐야할 것 같았다.
물론, 지역 농민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는 바가 아니지만, 그들이 주장한 차별에 관해서는
그 나름대로의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고 그런 그들의 주장에 대해서 군과 축제 관계자의 입장 또한 듣고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참가 농민들의 말을 빌면, 축제 제전위원장 자리를 전문가가 아닌 군의회 출신 관계자가 맡고 있는데, 제 3의 행사 전문가에게 축제의 기획을 맡겨서 본질을 살리고 완성도를 높여야 갈수록 줄어드는 외지인의 방문이 늘어날 것이고 식상해서 외면 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B모씨와 이야기를 마치고, 외지에서 온 방문객들에게 축제에 대한 생각을 듣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니 마침 가아이를 대동한 부부로 보이는 가족이 자리하고 있었다.
양해를 구한 뒤 신분을 밝히고 축제에 참가한 느낌에 대해서 물어봤다.
전라도 광주에서 온 40대 노모씨 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무주에 방문한 이유를 말했다.
부인과 함께 초등학교 3학년 아이에게 "반딧불이"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고싶어 오게 되었는데 어디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지 몰라서 정작 구경도 못했다며, "반딧불이 없는 반딧불이 축제 같다"며 아이에게 보여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리고, 행사장 "장소"가 상상했던 것과는 많이 협소하고 달라서 실망했다고 한다.
어두운 하늘을 형광빛으로 수놓는 "반딧불이"를 생각하고 그 멋진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쉽게 볼 줄 알았던 "반딧불이"를 어디에 가야 볼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무주군의 관광인프라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소도시 치고는 잘 조성되어있어 불만이 없다고 했다.
다만, "행사장을 오가는 교통문제"와 "음식값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통도 불편하고, 행사장에 접근하기가 무척 어려웠으며, 이정표나 팻말을 찾을 수 없어 불편했다고 했다.
10세 초등생 아이는 가장 좋았던 점을 묻는 질문에 "태권도 공원"에 갔던 점을 꼽았고 내년에 다시 와서 또 가고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아이의 부모는 내년에도 다시 올 것 같으냐는 질문에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밤이 늦어 하루 묵고 갈거냐는 질문엔 "숙박 업소가 마땅치 않아 집으로 갈 것"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는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하는 여성 세 분을 발견하고 다가가서질문을 해봤다.
서울에서 친구 네명과 함께 온 일행이라고 밝힌 K씨(32세,여)는,
"친구 한명은 피곤해서 먼저 차로 돌아 갔다"고 운을 떼며 개인적으로 "축제는 재밌었어요" 라며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내년 축제에 다시 방문할 거냐는 물음엔 "아뇨...한번 와봤으니 됐어요"라고 했다.
불편 사항으로는, "셔틀버스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셔틀버스 이용을 못한점과 주차장에서 행사장의 거리가 너무 멀어 지치고 힘들다"는 점을 꼽았다"
"아이가 있는 직장인인데......" "아이를 데리고 오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라며,
"올 때는 1박을 계획했지만, 숙박업소가 마땅치 않은 것 같아서 피곤해도 그냥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또한, 저렴하지 않은 음식과 가격에 비해 맛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하긴, 여기 뿐만 아니라 어느 행사장이든 가면 바가지에 맛은 별로죠" 라는 말을 끝으로 남겼다.
(군민 A씨와 B씨의 주장대로 행사장 주변엔 단체와 기관의 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멋진 행사장의 모습들을 취재하러 갔지만, 의도치 않은 농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졌다.
현장에서 축제의 모습을 담지 못한 채, 밤 11시를 넘기고 돌아 오는 동안 농민들이 말한 차별이라는 단어와 축제가 점점 퇴색해져 간다는 말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기회에 차별이있으면 안 된다.
공권력 등이 개입해서도 안 된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해야만 한다.
그들이 왜 차별이라 했는지 그 이유가 진정 궁금해 진다.
조만간 다시 무주로 가야할 것 같다.
지역 농민들의 "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축제 관계자들은 그들이 왜 차별이라 말하는지 그 이유를 경청하고 밝혀야할 것이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며, 지역의 주인은, 역시 지역민이다"
관계자들은, 비록 일부 농민들일지라도 "차별" 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오해가 있으면 오해를 풀어야 마땅하고, 해명해야할 일이라면 해명해야 할 것이다.
취재 도중에 축제 장소의 문제를 거론하고 불편을 호소한 축제 "손님"들이나 상인들의 불편에 관해서도 경청하고 축제를 찾는 손님들에게 그런 불편을 다시 겪지 않도록 운영의 묘를 찾아 살려야한다.
"축제는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축제"가 되어야 한다.
잔치에 손님을 초대해 놓고 불편하게 한다면 도리가 아닐 것이다.
축제든 행사든 완벽하게 치를수는 없다.
하지만, 축제를 축제답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찾는 손님들에 대한 예의다.
무주군의 "반딧불이 축제" 참 아름다운 이름의 축제다.
어린시절 동심을 따라 날던 반딧불이는 신비롭고 귀한 생명체가 아니던가.
축제 관계자들은, 비록 소수 내는 불평, 불만의 소리일지라도 귀를 열어 듣고 수용할 것이라면 과감하게 수용하여 더 유익하고 아름다운 축제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더 멋지고 아름답고 모든 사람들이 쳬험하는 "반딧불이"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