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단체 광복절 기념식 따로 개최…"친일기조 내려놓아야"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 주최…박찬대 등 야권 인사 100여명도 참석
[뉴스저널 코리아=김도영] =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들이 광복절인 15일 정부 주최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별도 기념식을 개최했다.
독립운동단체들이 자체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한 것은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광복절 행사가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주최 기념식으로 쪼개진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독립운동단체 주최 기념식은 광복회를 포함해 37개 단체가 모인 독립운동단체연합과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이 함께 주관했다.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관련 기념사업회 및 단체 회원 등 약 350여명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홍근 김용만 김병주 곽상언 이언주 황명선 이수진 천준호 김윤 서영교 의원,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 김선민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등 야권 인사 약 100명도 참석했다.
이 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면서 "광복회는 결코 이 역사적 퇴행과 훼손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자체 기념식을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주어야 했다"며 "이것은 분열의 시작이 아니라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진정한 통합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나라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흔들리면 국가의 기조가 흔들린다"면서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며,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김형석 관장 임명을 비판했다.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들은 김 관장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자고 주장하는 뉴라이트 성향 인물로 지목했다.
이 회장은 "건국절을 만들면 얻은 것은 단 하나,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게 '건국의 아버지'라는 면류관을 씌어주는 일"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실로 많은 것들을 잃게 된다. 바로 일제강점을 합법화하게 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송두리째 부정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은 축사에서 "친일 편향 국정 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라"며 "그것이 후손들과 국민 모두가 사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효창공원 내 삼의사 묘역에선 항단연이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주최한 광복절 기념식이 열렸다.
66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 기념식에는 독립운동단체 회원 등 약 500여명이 참가했고,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 등 야권 정치인 10여명도 참석했다.
항단연 회장인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이 정체를 드러냈기 때문에 "우리가 친일 매국노라든지, 뉴라이트라든지 이런 사람들의 정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민주당 김용만 의원은 '테러리스트 김구'라는 책이 이날 출간됐다면서 자신의 증조할아버지를 테러리스트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뉴라이트이고 "뉴라이트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인 김형석이라는 인물이 독립기념관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친일매국정권"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몰아내야 나라가 산다"고 주장했다.
기념식이 끝나고 참석자들은 효창공원에서 용산 대통령실 인근까지 약 3㎞ 구간에서 거리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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