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미야자키서 규모 7.1 지진…"난카이 대지진 가능성 커져"
규슈·시코쿠서 강한 흔들림·쓰나미 관측…최소 12명 부상
"7일 내 비슷한 규모 지진 또 발생할 수도"…기시다 "피난 준비"
[뉴스저널 코리아=김도영] =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8일 오후 4시 43분께 규모 7.1 지진이 발생해 최소 12명이 다치고 가옥 2채가 무너졌다고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 등이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 이후 전문가가 참여한 평가 검토회를 거쳐 태평양 연안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구 지진 임시 정보'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기상청은 애초 이번 지진 규모를 6.9로 알렸다가 7.1로 상향 조정했다. 진원 깊이는 30㎞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 발생 지역에서는 과거 30∼35년 간격으로 지진이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진으로 미야자키현 일부 지역에서는 진도 6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으로 0부터 7까지로 표시된다.
진도 6약은 서 있기 곤란하고 벽 타일과 창 유리가 파손되거나 책장이 넘어질 수도 있는 수준의 흔들림이다.
규슈 다른 지역과 시코쿠 서부에서도 강한 흔들림이 발생했다.
아울러 규슈 미야자키현·오이타현·가고시마현과 시코쿠 고치현·에히메현 등지에는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 높이 50㎝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쓰나미 주의보는 예상되는 쓰나미 높이가 0.2∼1m인 경우, 쓰나미 경보는 쓰나미 높이가 1∼3m인 경우에 각각 발령된다.
올해 1월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을 때는 쓰나미 경보가 발표됐다.
전력업체들은 지진 이후 진원지 주변 가고시마현 센다이 원자력발전소, 에히메현 이카타 원자력발전소에서 이상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사히카세이 등 일부 기업은 미야자키 공장 가동을 한때 중지했다.
또 규슈 지역을 달리는 고속열차 '신칸센' 운행과 미야자키 공항 운영도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혼슈 중서부 열차 운행을 담당하는 JR동일본과 JR도카이는 당분간 일부 구간에서 열차를 운행하지 않거나 느린 속도로 운행할 방침이다.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난카이 해구 지진 임시 정보는 '거대 지진 경계'와 '거대 지진 주의'로 나뉘며, 이번에는 위험 수준이 낮을 때에 해당하는 '거대 지진 주의'가 발령됐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구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평상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커졌다"며 "이상 현상이 관측되기 이전 상황에 비하면 몇 배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모 7.0 이상 지진이 발생한 이후 7일 이내에 규모 8 이상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수백 회에 1회 정도"라고 덧붙였다.
지진 전문가들은 "규모 7급 지진이 일어나면 비슷한 정도 지진이 1주일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지진에 대한 대비를 당부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진이 발생하면 바로 피난할 수 있는 준비를 해 달라"며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거짓 정보 확산 등은 절대로 하지 말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9일 오전 나가사키현 평화 기념식에는 예정대로 참석하고 중앙아시아·몽골 순방 여부는 9일 오전까지 상황을 본 뒤 결정할 방침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