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객 욕설에 "개판"…고성·비방에 또 얼룩진 본회의장
채상병특검법 재표결 앞두고 여야 서로 비난…의장도 언성 높여
방송4법 상정 과정 '실수' 놓고도 신경전…與, 필리버스터 돌입
[뉴스저널 코리아 김도영 기자] = '채상병특검법' 재표결과 '방송 4법' 상정이 이뤄진 25일 국회 본회의장은 여야 간 고성과 비방으로 다시 얼룩졌다.
"동물의 왕국", "개판", "겁도 없이" 등 거친 표현이 오가면서 여야 강 대 강 대치가 심화한 모습이다.
◇ 여야 '맞불' 규탄대회…"어처구니 없는 회의", "尹정부 국민 무시"
여야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전부터 '맞불' 규탄대회를 열고 신경전을 벌였다.
본회의장 밖 로텐더홀에 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꼭두각시 공영방송 국민들은 거부한다", "일방 입법 중지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맞은편에선 야당 의원들이 "국민의힘은 용산을 따르지 말고 민심에 부응하라"며 특검법 가결을 촉구했다.
회의 시작 후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일방적 회의 진행을 비판하며 "동물의 왕국을 방불케 한다"고 표현하자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말조심하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다수결의 원칙'을 이야기하며, "5년짜리 정권이 겁도 없이 어디서 함부로 국민을 무시하고 국민의 명령을 거부하냐"라고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어나 고함을 치기도 했다.
야당은 특검법 재의요구 이유를 설명하러 단상에 선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향해 "김건희 특검법이나 하라"는 야유성 발언을 쏟아냈다.
◇ 해병예비역연대 욕설에 與 강민국 "개판"…우의장 "말 함부로 말라"
여야는 특검법이 부결된 후 나온 '개판' 발언으로 한때 극한 충돌 직전 상황까지 갔다.
채상병특검법 부결 결과를 방청석에서 지켜보던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 20여명은 "한동훈은 지금 당장 채상병특검을 발의하라"고 소리쳤고, 국민의힘을 겨냥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 XX들아", "너희도 자식 있냐"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우 의장을 향해 "퇴거 명령을 내려달라"며 "개판이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우 의장은 "말 함부로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치의 가장 기본은 예의"라며 국민의힘 강 의원의 '개판' 발언과 앞서 같은 당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의 '국회의장 인사 무시' 논란을 지적했다.
그는 국민의힘 측 항의가 이어지자 "가르치면 배우세요"라고 맞받기도 했다.
◇ '방송 4법' 제안설명 해프닝 놓고도 설전…필리버스터 첫 타자 與최형두, 곧 6시간 돌파
채상병특검법 표결을 마무리한 여야는 이어진 '방송 4법' 상정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놓고도 설전을 벌였다.
여야 합의로 4개 법안을 하나씩 상정해 각각 토론과 표결 절차를 밟기로 했는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김현 의원이 4개 건에 대해 한꺼번에 제안 설명하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항의에 나선 것이다.
우 의장은 소통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생긴 실수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다시 제안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했고, 김 의원은 다시 단상으로 나와 가장 먼저 상정된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만 제안 설명을 했다.
법안 상정 직후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돌입했다.
이날 반대토론 첫 주자로 나선 최형두 의원은 오후 11시 30분 현재까지 6시간을 넘겨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언론인 출신인 최 의원은 미디어 리터러시(언론 문해력) 교육 필요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문제 등에 집중했다.
영국 찰스 왕세자를 각각 측면과 정면에서 포착한 사진 두 장을 소개하며 "이렇게 찍으면 손가락 하나를, 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렇게 (손가락 세 개를 들고) 있다. '내가 이번에 셋째를 낳았다'는 뜻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최 의원은 스스로 잠시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였는데, 이후 해당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소셜 미디어에 유포되기도 했다. 당시 본회의장 내에는 여당 의원들만 착석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 의원이 "국가가 공공재인 전파, 지상파를 국민 통합과 국가의 화합, 그리고 공동체가 직면한 도전을 함께 극복하는 지식공동체를 키우는 목적으로 사용해야지 특정 정파의 진영, 특정 진영의 교두보, 선전의 전초기지가 돼서 되겠나"라고 지적한 대목에서는 민주당 측 객석에서는 "옳소"라는 호응이 나왔다. 이에 최 의원은 "제가 지금 우리 대단한 최민희 위원장한테 '옳소'를 당하니까 당혹스럽다"며 웃었다.
방통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최 의원과 박대출 의원, 민주당 한준호·이언주 의원,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진보당 전종덕 의원이 찬반 토론자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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