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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연말 필버·입법 대결 돌입…"민생탄압" vs "입법독재"
  • 김도영 기자
  • 등록 2025-12-10 02: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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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11일 본회의부터 중점법안 처리 추진에 국힘 전면적 필버 카드
  • 우의장, 발언 범위 이탈했다며 마이크 차단…정회 뒤 속개하다 밤12시 자동종료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여야, 연말 필버·입법 대결 돌입…"민생탄압" vs "입법독재"


마이크 꺼지자 항의하는 나경원 의원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는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의제와 관련 없는 토론을 한다며 마이크를 꺼버리자 나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2025.12.9 


여야가 올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대치를 벌이면서 '강대강' 대결 구도의 연말 입법 전쟁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연내 이른바 사법개혁 법안 등의 처리 방침을 예고하자 국민의힘이 '악법 저지'를 내세우며 비쟁점 법안을 포함해 전면적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국가보증동의안 3건과 함께 법안 59건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국민의힘은 59건의 법안 모두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첫 번째 법안 안건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가 곧바로 진행됐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 모니터에 대장동 항소포기 국정조사 실시와 '8대 악법' 대국민 포기 선언을 촉구하는 인쇄물이 붙어 있다.. 2025.12.9 


첫 필리버스터 주자로 연단에 선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입법 독재를 하는, 헌법을 파괴하고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입법 내란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출신의 우원식 국회의장이 관련 규정을 들며 필리버스터 대상 법안인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발언만 하라며 연단의 마이크를 끄도록 조치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항의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공방이 길어지자 우 의장은 저녁 한 때 정회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의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우 의장의 '발언 제한'이 위법 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후 본회의는 약 2시간 10분 만에 재개됐으나 여야의 공방은 계속됐고, 나 의원과 우 의장 간 신경전도 가라앉지 않았다.


나 의원이 필리버스터 중 가맹사업법 개정안에서 벗어난 주제를 언급하면 우 의장이 제지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밤 12시가 되면서 이날 본회의는 약 8시간 만에 자동 산회했다.


국회법은 '필리버스터 실시 중 회기가 끝나는 경우에는 필리버스터의 종결이 선포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 같은 전면적인 필리버스터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등 이른바 '사법 파괴 5대 악법'과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비롯한 소위 '국민 입틀막 3대 악법'의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진행된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이 법안 자체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우리 당의 많은 의원이 동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면서도 "8대 악법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는 차원에서 쟁점이 많지 않은 법안도 전체 필리버스터를 실시키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규탄 구호 외치는 민주당국민의힘 규탄 구호 외치는 민주당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앞줄 왼 쪽 부터)와 김병기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입장에 앞서 열린 국민의힘 규탄 시위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9 hkmpooh@yna.co.kr


민주당은 본회의 전 로텐더홀에서 '민생법안 발목잡기', '필버 악용 중단'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정청래 대표는 "민생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는 해괴망측하고 기상천외한 국민의힘을 국민은 용서하지 마시라"며 "민생 발목 잡기를 넘어 민생 탄압이고 민생 쿠데타"라고 성토했다.


연내 사법개혁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인 민주당은 10일부터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상태다.


민주당은 우 의장의 일정 등을 고려해 11∼14일, 21∼24일 즈음에 본회의를 열어 중점 법안들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11일 본회의에서는 이날 필리버스터가 종료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처리된다.


이와 함께 사법개혁 법안 가운데 쟁점이 상대적으로 적은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확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반인권적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례법안 등이 우선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당내에서도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경우 추가 논의를 진행한 뒤 21일부터 시작되는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민의힘이 전면적 필리버스터를 계속하게 되면 민주당은 다시 살라미식으로 하루 한 건씩 법안을 처리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애초 국회의원 60명 이상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도록 필리버스터 규정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우선해서 처리하려고 했으나 순연키로 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소수 야당 저항수단 무력화법"이라고 반발하는 데다 살라미식 입법을 위해 협조가 필요한 조국혁신당도 반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당의 입장을 고려해 국회법 개정안의 상정은 일단 당분간은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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