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산불, 신라시대 천년고찰도 위협
문화유산자료 산성인 '운화리성지'도 피해 추정
산불 현장 인근 수목원·휴양림 등 주요 시설물도 방호 비상
울산 울주군 온양읍 산불 현장 (사진제공=연합뉴스)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산불 발생 이틀째인 23일 현장 모습.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 2025.3.23
(뉴스저널코리아)김도영 기자 = "매일 가는 사찰인데 불이 번질까 봐 하도 걱정이 돼서 직접 확인까지 하고 왔습니다."
24일 오후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대운산자락에 위치한 상대마을.
마을에서 만난 주민 안효근(70)씨는 "내원암은 우리 동네를 넘어 울주군, 울산시를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라며 "매일 가는 절인데 불에 탈까 봐 걱정돼 어제 저녁에 멀쩡한 걸 확인하고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2일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시작한 불이 사흘째 꺼지지 않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대운산 내원암은 석남사·문수사·신흥사와 함께 울산의 4대 고찰로 꼽히는 사찰이다.
신라시대 고봉선사가 창건한 대원사의 아홉 암자 중 하나로, 원효대사가 도를 닦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찰 입구에는 위치한 수령 450년 이상의 팽나무 고목은 울주군이 2010년부터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운화리 대운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한때 내원암 인근까지 번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는 내원암이 입은 피해는 없다고 울주군은 설명했다.
울주군은 이날 산불진화차와 해병대 인력을 투입해 내원암 인근 불길 확산을 막고 있다.
울주군 관계자는 "사찰 피해가 없도록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며 "사찰에 있는 스님들도 긴급한 상황이 생기면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 울주군 산불 진화하는 헬기 (사진제공=연합뉴스) =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산불 사흘째인 24일 진화 작업에 동원된 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2025.3.24
문화유산자료인 '운화리성지'에서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운화리성지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포곡식 산성이다.
사찰과 문화유산뿐 아니라 수목원과 자연휴양림 등의 시설물도 산불 현장 인근에 위치한 만큼 방호에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까지 404㏊ 규모로 확산한 운화리 산불영향구역 남쪽으로는 울산수목원과 국립대운산치유의숲이, 북쪽으로는 양산시 경계를 넘어 대운산 자연휴양림과 민가가 자리하고 있다.
(뉴스저널코리아)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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