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무료입장' 국고지원 1위는 불국사…작년에 80억원 받아
지원금 상위 5개 사찰 967만명 방문에 문화유산 관람료 220억 지급
올해는 전국 65개 절 대상 569억원 규모 지원 사업
불국사 경내의 다보탑(뉴스저널코리아 자료사진)무단전재 및 DB금지.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문화유산 관람료를 면제해 무료입장으로 전환하면서 가장 많은 국고 지원을 받은 절은 불국사로 파악됐다.
16일 불교계와 문화유산 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국가지정 문화유산을 보유한 전국 64개 사찰에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금으로 작년에 약 506억원을 지급했다.
이들 절은 한때 '통행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던 문화유산 관람료(입장료) 징수를 중단하고 대신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
문화유산 관람료 면제 (속초=연합뉴스) 사찰 문화유산 관람료 면제 시행 첫날인 2023년 5월 4일 국립공원 설악산 입구 검표소에 무료입장을 알리는 신흥사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작년에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경북 경주 불국사로, 수령액은 80억여원이었다.
2위는 강원 속초시에 있는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로 약 45억원이었다.
이어 경주 석굴암 36억여원, 강원 양양군 소재 낙산사 35억여원, 강원 평창군 소재 월정사 23억여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사찰의 지난해 방문객은 불국사 277만여명, 신흥사 189만여명, 낙산사 182만여명, 월정사 164만여명, 석굴암 154만여명 순이었다.
지원금 상위 5개 사찰만 따져보면 967만여명이 무료로 입장하고 정부가 220억원 남짓을 대신 낸 셈이다.
조계종은 무료입장 시행 후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유 사찰 전체 방문자가 관람료 징수 시절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수령액 규모가 가장 큰 불국사가 방문객도 많았다. 불국사는 삼층석탑, 다보탑, 청운교 및 백운교, 금동비로자나불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등 다수의 국보를 보유하고 있고 청소년 수학여행단을 비롯한 단체 방문객이 많다.
다만 2위인 신흥사와 비교하면 불국사의 지원금은 약 1.8배, 방문객은 약 1.5배로 지원금과 방문객 수가 정확하게 비례하지는 않는다.
정부 지원금은 관람료를 방문객이 개별적으로 지불하던 2022년 각 사찰의 관람료 수입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당시 1인당 관람료는 사찰별로 달랐다. 예를 들어 불국사의 경우 어른 1명의 관람료가 6천원이었고 신흥사는 4천500원이었다.
관람료를 방문객이 내지 않고 정부가 대신 부담하게 된 것은 국가지정 문화유산 민간 소유자·관리단체가 관람료를 감면할 경우 그 비용을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문화재보호법(현행 법률명: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2023년 5월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민간이 소유·관리하는 국가지정 문화유산 관람료 징수에 따른 국민 불편을 해소한다는 것이 이 법의 개정 사유였다.
각 사찰은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금을 인건비, 각종 공공요금, 일반 운영비, 안전 관리비, 교육·홍보비, 시설관리비 등으로 사용한다.
정부는 지난해 문화유산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금과 별도로 64개 사찰에 관람환경 개선비 약 45억원을 지급했다.
관람환경 개선비로는 관람객 휴게·편의시설을 개선하거나 관리하고 구급·구호 물품을 설치하는 데 사용하도록 했다.
올해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금을 받는 사찰은 도림사가 추가돼 65개로 늘었다.
정부는 5년 평균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2025년 관람료 감면비용 지원금을 519억여원으로 증액했다. 관람환경 개선비 등을 포함하면 올해 문화유산 관람지원 사업 예산은 작년보다 14억원가량(2.6%) 늘어난 569억원 수준이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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