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에 침묵한 尹, 변호인 내세워 불응…칩거 장기화
관저서 머물며 조사에 '무대응'으로 영장 거부할 듯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에 침묵하며 칩거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직접 나서는 대신 변호인을 통해 "수사 권한이 없는 기관에서 청구한 영장은 불법"이라며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대통령경호처도 "체포영장 집행 관련 사항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짤막한 언론 공지를 냈을 뿐이다.
윤 대통령의 모습과 육성이 공개된 것은 지난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영상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공개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날 이후 현재까지 한남동 관저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윤 대통령은 수사 권한과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조사에 불응한 채 칩거 모드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윤 대통령 측 역시 수사기관 권한, 헌법재판소 구성 등 쟁점이 어느 정도 정리돼야 수사와 재판에 직접 응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이 관저 밖으로 나왔다가 긴급 체포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경호처와 영장 집행 기관이 물리적 충돌을 빚을 우려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호처가 거부도 방해도 아닌 아예 '무대응'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경호처가 물리적으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공무집행 방해가 된다"며 "경호처가 소극적인 방법으로 관저 문을 잠근 채 아예 응대를 안 하면 폭행, 협박, 위계 등이 없으므로 공무집행 방해 범죄라고 성립하기가 어려워 그런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및 수사 절차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적 슬픔에 편승해 내란 혐의 수사에서 눈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전남도당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글을 쓴 날은 공수처의 세 번째 소환 통보에 불응한 바로 그날이었다"며 "그 입 닫고 수사나 제대로 받으라"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윤석열과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때는 검은 리본에 '근조' 글씨도 못쓰게 했다"며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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