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車안전평가에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EDR 등 5개 항목 추가

충돌 후 탈출·구출 안전성, 비상 호출 시스템 등 신설

"자동차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 그 어느 때보다 더 높다"

'시청역 역주행 사고' 차량 [서울중앙지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 정부가 매년 신차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의 평가 항목에 내년부터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의 장착 여부가 추가된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잘못 밟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등 잇따른 페달 오조작 사고에 대응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자동차안전도평가 콘퍼런스에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 내년도 평가에 추가되는 5종의 항목을 설명했다.

평가는 현재 각 총점 100점인 충돌 안전성, 사고 예방 안전성, 외부 통행자 안전성 등 3개 분야, 20개 항목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전기차는 이에 더해 3종의 추가 평가를 한다.

KNCAP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사고 예방 안전성 분야의 평가 항목에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3점)가 신설됐다.

이 장치는 자동차 전후방에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조작해 차량이 급가속 되는 경우, 자동으로 제동해 충돌을 막아 준다. 주행 중 분당 엔진 회전수(RPM)가 급증하는 등 비정상 조작이 감지되면 연료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국토부는 정지 상태에서 앞뒤에 있는 다른 자동차와 각 1ｍ, 1.5ｍ 거리에서 급가속했을 때 속도 변화율을 살펴 점수를 매기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 평가의 충돌 안전성 분야에는 사고기록장치(EDR)가 사고 당시의 상황을 얼마나 명확히 기록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3점)도 신설됐다.

EDR은 충돌 등 사고 전후 일정 시간 동안 속도, 제동 페달 작동 여부 등 자동차 운행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해 주는 장치다.

평가는 사고 전 기록이 가능한 시간이 길수록, 초당 기록 횟수가 높을수록 높은 점수가 부여되는 방식이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 기록 EDR 장치 [연합뉴스=뉴스저널코리아 자료사진]

이에 더해 내년 평가에는 '충돌 후 탈출·구출 안전성'(미비시 최대 6점 감점)과 사고 발생 시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119 등에 신속히 사고를 신고하는 '비상 호출 시스템'(e-call·2점)이 포함됐다. 또 전방 사고 및 도로 위험 정보 등에 대한 경보를 제공하는 차량·사물통신(V2X·1점 가점) 기능도 신설됐다.

자동차안전도평가는 법적 안전기준보다 엄격한 평가를 실시해 제작사의 자발적 안전 투자를 유도하는 국토부·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도의 평가 프로그램이다.

1999년 처음 실시될 당시에는 정면충돌 1개 항목에 그쳤다가 점차 평가 항목이 늘어 왔다. 올해 평가에서는 세계 최초로 전기차 안전성 평가가 도입됐다.

오는 2026년 평가부터는 전기차 충돌 시 화재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충돌 후 화재 안전성' 항목도 추가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평가 항목 확대 추진은 자동차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높은 상황에 정부 대책을 마련하는 의미"라며 "안전 기준보다도 더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평가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저널코리아]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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